foxkim75 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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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11. 18.

    by. foxkim75

    목차

      ① 한국인의 겨울 풍경, 김장 — 지역의 손맛이 담긴 전통

      겨울이 다가오면 전국 각지에서 김장 풍경이 펼쳐진다.
      요즘은 마트에서 포장 김치를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직접 담근 김장은 여전히 한국인의 정체성과 가족의 전통을 상징한다.

       

       

      김장은 단순히 절임배추에 양념을 바르는 과정이 아니다.
      기후, 지역 재료, 수질, 염도, 저장 환경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진다.
      서울 김치와 전라도 김치, 강원도 김치의 맛이 각각 다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엔 김장을 마치 ‘겨울 대비 식량 저장 행사’로 여겼지만, 지금은 이 행사가 세대 간 소통의 시간으로 변화했다.
      올해도 2025년 겨울을 맞아 각 지역의 김장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② 서울·경기도 김장: 담백하고 깔끔한 중간 맛

      수도권 김장은 짜지 않고 깔끔하며, 감칠맛이 은은한 김치가 특징이다.
      서울과 경기 지역은 과거부터 염도가 낮고 양념이 중간 수준으로,
      너무 맵거나 자극적이지 않은 균형 잡힌 맛을 선호한다.

      • 주요 특징:
        • 소금물 절임 후 물기를 완전히 빼지 않는다.
        • 젓갈은 액젓 위주(멸치액젓 + 새우젓 소량).
        • 배, 사과, 무, 양파, 찹쌀풀을 섞어 단맛을 자연스럽게 낸다.
        • 마늘·생강 비율을 높이지 않아 깔끔한 맛.

      서울 김장은 저온 냉장 보관(3~5℃) 을 선호하며,
      김장김치 외에 겉절이 스타일의 ‘금방 먹는 김치’도 함께 담근다.

       

      👉 팁:
      서울식 김장은 냉장고 보관에 적합하므로,
      배추의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지 말고 약간 촉촉한 상태로 버무려야
      김치가 숙성되며 맛이 부드럽게 변한다.


      ③ 전라도 김장: 매콤하고 진한 젓갈 풍미의 대명사

      전라도는 “김치의 고향”이라 불릴 만큼 풍부한 재료와 강한 맛이 특징이다.
      전라남도 해안 지역은 특히 젓갈 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김장 양념에도 다양한 해산물이 들어간다.

      • 대표 특징:
        • 젓갈을 3~4가지 이상 혼합 (새우젓, 멸치젓, 갈치젓, 굴젓 등).
        • 고춧가루 양이 많아 붉은 색감이 강하고, 맛이 진함.
        • 찹쌀풀 대신 삶은 쌀죽이나 밥풀을 넣어 농후한 질감.
        • 무채에 양념을 골고루 버무려 배추 사이사이에 꽉 채움.

      또한, 전라도 김치는 굵은 고춧가루와 곱게 간 고춧가루를 혼합하여 색감과 매운맛의 밸런스를 맞춘다.

      보관은 예전에는 땅속 ‘김치독’을 사용했으나, 요즘은 전라도식 김치를 위한 전용 김치냉장고의 장독모드(1~2℃) 를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전라도 김장은 진한 감칠맛, 매운맛, 젓갈의 풍미가 조화를 이뤄 ‘밥도둑 김치’로 손꼽힌다.


      ④ 경상도 김장: 짠맛과 매운맛의 강렬한 조화

      경상도 김치는 전라도와 달리 짭조름하고 매운맛이 도드라진다.
      기후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탓에 김치의 염도를 높여 저장성을 확보했다.

      • 주요 특징:
        • 소금물 농도가 높고 절임 시간이 길다.
        • 젓갈보다는 멸치액젓 중심, 단맛이 적다.
        • 마늘, 생강, 고춧가루의 양이 많아 매운맛이 강함.
        • 쪽파, 미나리, 부추 등을 많이 넣어 향이 진함.

      대표적인 경상도 김치는 안동식 김치대구식 김치로, ‘칼칼하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자극적 맛’이 특징이다.
      또한 일부 지역에서는 삶은 오징어나 청각(해조류) 를 넣기도 한다.

      보관 온도는 0~2℃ 정도로 유지하며,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보관해도 맛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


      ⑤ 강원도 김장: 산간지방의 담백한 맛과 절임법의 차이

      강원도 김치는 기후 특성상 눈이 많고 매우 추운 환경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다른 지역보다 염도를 조금 높게 하고, 절임 과정을 매우 꼼꼼히 한다.

      • 대표 특징:
        • 해안지역은 오징어젓, 내륙은 새우젓 위주.
        • 고춧가루 색감이 은은하고, 매운맛보다 단맛이 도드라짐.
        • 무, 갓, 배추, 쪽파, 돌미나리 등 지역 산채를 활용.

      특히 평창, 정선, 태백 등 고산지대에서는 겨울에도 김치를 눈 밑 저장고나 항아리에 묻어두는 전통이 남아 있다.
      이 방식은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김치가 천천히 숙성된다.

       

      👉 보관 팁:
      강원도식 김치는 1℃ 이하에서 저장하면
      식감이 아삭하고 오래도록 신선함이 유지된다.


      ⑥ 충청도 김장: 간결하면서도 구수한 전통의 맛

      충청도 김장은 ‘과하지 않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짠맛도, 매운맛도, 단맛도 모두 중간 수준이다.
      그래서 충청도식 김치는 남녀노소 누구나 먹기 좋은 ‘보편적 김치’로 꼽힌다.

      • 특징 요약:
        • 액젓보다는 새우젓, 멸치젓 소량 사용.
        • 찹쌀풀을 넣지 않거나 아주 적게 넣음.
        • 무와 배를 큼직하게 썰어 식감 강조.
        • 간단한 양념에도 깊은 맛을 내는 비법은 “시간”에 있다.

      충청도 김장은 숙성 속도를 천천히 조절하는 김치다.
      보관 온도를 2~3℃로 유지하며, 3주 정도 지나면 감칠맛이 깊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⑦ 제주도 김장: 바다의 향이 살아있는 이색 김치

      제주는 따뜻한 기후로 인해 다른 지역보다 김장 시기가 빠르다.
      또한 제철 해산물과 지역 향신 재료를 적극 활용한다.

      • 대표 특징:
        • 멸치액젓보다 자리젓(멸치와 비슷한 생선), 갈치젓 사용.
        • 무채, 배추보다 무우청김치, 동지김치(백김치) 가 유명.
        • 소금 대신 천일염 사용으로 미네랄 풍부.
        • 지역 감귤이나 귤껍질을 넣어 향긋한 풍미를 더하기도 한다.

      제주 김치는 저장용보다는 즉석식 김치가 많으며, 김장철에도 소량씩 여러 번 담가 먹는 문화가 있다.
      특히 제주 해산물의 감칠맛이 어우러진 해물김치, 자리젓김치는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풍미로 유명하다.


      ⑧ 김장 보관 및 현대식 응용법: 냉장 vs 발효의 황금 균형

      이제는 김치냉장고가 보편화되면서,
      지역별 전통 김장법도 현대식 보관법과 결합되고 있다.

      1️⃣ 보관 온도

      • 서울·경기: 3~5℃
      • 전라도: 1~2℃
      • 경상도: 0~2℃
      • 강원도: 0℃ 이하
      • 제주도: 5℃ 전후 (금방 먹는 김치)

      2️⃣ 보관 용기

      • 플라스틱보다 항아리형 도자기용기가 산소 투과율이 낮아 맛이 깊음.
      • 용기 위에는 랩으로 공기 차단 후 뚜껑을 꼭 닫는다.

      3️⃣ 현대식 응용 김치

      • 젊은 세대는 김장 재료를 활용해 ‘김치전’, ‘김치볶음밥’, ‘김치라면’ 등으로 다양하게 재해석.
      • 김장철 공동체 행사도 지역 축제로 발전, ‘서울 김장문화제’, ‘순천 김장대축제’ 등이 대표적이다.

      ✅ 김장은 지역의 문화이자 세대의 기억

      김장은 단순한 저장 음식이 아니다.
      그 속에는 지역의 자연환경, 가족의 전통, 그리고 세대 간 정서가 함께 담겨 있다.

       

      서울의 담백함, 전라도의 풍성함, 경상도의 강렬함, 강원의 청량함,
      제주의 해풍 향기까지 — 각 지역의 김장은 그 땅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

       

      2025년 겨울, 각자의 손맛으로 김장을 담그며
      우리 식탁에 전해지는 ‘지역의 따뜻한 맛’을 다시 느껴보자.